[제작비하인드][ORF] 청년+디자인 '재활용 플라스틱 판재' 워크숍


YOUTH+DESIGN WORKSHOP


다섯명의 청년 디자이너가 탐구한 

재활용 플라스틱 판재의 가능성




재활용 플라스틱 판재는 병뚜껑과 같은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쇄한 분쇄물을 큰 틀에 넣고 

‘시트 프레스’를 활용해 열과 압력을 가해 만들어져요.

플라스틱 분쇄물이 녹아 흐르면서 나타나는 판재의 테라조 무늬가 특징이죠!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사각형의 판재는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노플라스틱선데이는 새로운 실험에 열정을 지닌 다섯명의 청년 디자이너와 함께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판재 재활용 기술, 디자인 멘토링과 함께 한 약 한달간 다섯명의 청년 디자이너의 작업 과정을 함께 공유합니다.




박재성Jaesung Park



재료 MATERIAL


반투성

(생각) 반투명 분쇄물로 제작한 판재를 이용하면 빛을 활용한 작업 가능

(문제) 조명이나 파티션 등의 가능성을 보았으나, 판재 두께(4T)가 두꺼워 효과가 미미함


패턴

(생각) 한번 제작한 판재를 컷팅하여 재조합한 뒤 다시 프레스를 누르면?

(실행) 재조합한 판재의 경계부가 깔끔하게 접합되어, 의도적으로 패턴 제작이 가능

(생각) 4T 판재 두 장을 8T 판재로 결합하면?

(실행) 깔끔하게 결합이 가능하고, 컷팅하였을시 단면부의 패턴도 흥미로움

(문제) 더 두꺼운 판재를 만들 수 있으면 훨씬 더 흥미로운 접근이 가능할 것 같음


변형

(생각) 열에 의해서 변형이 가능한가?

(실행) 판재 제작 이후 열풍기 등을 사용하여 열을 가하면 2차 변형 가능

(문제) 변형이 가능하나 유의미한 형태로 변경하기에 판재의 힘이 너무 강함


(생각) 열을 가해서 접합이 가능한가?

(실행) 인두기 사용 시 금속을 용접하듯 접합 가능

(해결) 얇은 판재를 이용하면 더 쉽게 변형이 가능하고, 더 큰 반투성을 가짐 : 1T 판재 제작


형태 SHAPE


(생각) 판재라는 틀을 벗어나면?

(실행) 열풍기로 펠렛과 분쇄물에 열을 가하면, 쌓아가듯 형태를 만들 수 있음

(문제) 시각적으로 흥미로우나 촉감적으로 날카롭고, 크기가 커졌을 때 구조적인 역할이 어려움


기법 Technique


(생각) 패브릭 기법(직조, 바느질 등)을 활용해본다면?

(실행) 직조 방식으로 엮었을 때, 목재 혹은 금속 등의 프레임이 필요


(생각) 가죽 공예하듯 판재를 엮을 수 있지 않을까?

(실행) 가죽 공예하듯, 타공 후 케이블 타이로 엮으면 가죽과 같은 방식의 작업이 가능

(문제)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가공 시 판재가 찢기거나 하얗게 변형되는 부분들이 발생


(실행) 열풍기 및 다리미 사용 시, 일정하게 열을 가하기 어렵고 표면이 녹아 변형

(해결) 뜨거운 물에 담궈 변형 시, 찢기거나 터지는 일 없이 판재 성형 가능




박현 Park Hyeon

사진.박현



나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어떻게 가공되고 시장에 공급되는지 프로세스가 궁금했고
또 산업 디자이너가 앞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싶어 좋은 기회로 이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워크숍 팀원들은 건축과 공간, 가구와 산업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이뤄져 있었고,
우리는 비슷한 동기로 이 활동에 지원했지만 재활용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실험하고 사용할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중에 나는, 앞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한 소재는 더 상용화되고 익숙한 소재가 될 것이기에 ‘재활용’했다는 것에 큰 초점을 두지 않고
소재 자체의 물성을 연구하고 새롭게 접근하는 데 중점을 두고 판재 실험을 시작했다.  


열 변형 테스트 

PP와 HDPE 소재의 병뚜껑을 분쇄해 만든 판재는 단단한 플라스틱이지만 이 판재가 식어서 굳기 전에는 부드러운 점토 같다고 느껴졌다. 나는 먼저 이 부분에 호기심이 생겨 열 변형 테스트를 진행했고 두 번의 난항을 겪었다.


첫 번째 난항 / 쿨링 시간 감소

판재를 제작할 때 시트 프레스기에서 꺼낸 금형을 보통 5분 이상의 쿨링 과정을 거쳐 꺼낸다. 나는 이 쿨링 시간을 30초로 대폭 줄여 금형에서 판재를 꺼냈을 때 추가 가공 없이 바로 변형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금형에 달라붙어 뚜껑을 열지 못했고 운이 좋게 열어도 금형에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판재가 다 휘어 버렸다.


두 번째 난항 / 열풍기로 변형시키기

이번에는 열풍기로 4T 판재에 열을 가해서 손으로 접고 휘어 보며 마치 점토를 만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판재 크기와 두께 때문에 골고루 열을 가하기 어려워 어떤 부분은 녹기도 했고 원하는 대로 변형하기도 힘들었다.


얇은 판재 만들기

테스트를 진행하며 겪은 난항과 결과물을 팀원들과 서로 공유하면서 진행 방향을 바꿨다. 두께가 얇다면 변형하기 쉽지 않을까? “4T 판재는 마음대로 변형하기 어려우니 더 얇은 판재를 만들어보자!” 나는 4T 시트 프레스 금형에 알루미늄판을 넣어 얇은 판재를 성공적으로 제작했고, 결과적으로 열을 가하지 않아도 종이처럼 자유롭게 접을 수 있는 판재를 만들게 되었다.


플라스틱 접기

이 얇은 판재로 무얼 할 수 있을까. 나는 종이접기를 떠올렸고 판재를 여러 모양으로 접어보며 다양한 형태를 만들었다. 이건 종이접기처럼 쉽게 만질 수 있지만 물이나 기름 등의 외부 요소로부터 손상의 염려가 적다. 또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가 단순한 형태를 매력적으로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걸 제품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FTOF가 나오게 되었다.




이진국 JINKUK LEE

사진.이진국



부산에서 작업을 하는 나에겐 서울 방문 자체가 설렘이었다. 형형색색의 병뚜껑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멘토님과 여섯 명의 참가자가 어색한 분위기 속에 있던 와중 소동호 멘토님이 먼저 말문을 여셨다. 이번 워크숍은 결과보다 과정을 실험했으면 하고, 여러 제한사항을 받아들여서 진행해보자고. 그러고 우리는 노플라스틱선데이가 제공하는 기계를 사용해서 플라스틱을 판재로 재가공하는 걸 배웠고 실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열에 녹은 플라스틱을 접착제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목공예를 전공한 나한테는 판재를 두껍게 만들어 목공 기법을 적용하고 싶었다. 열풍기로 판재 자체를 녹여서 붙이는 건 금방 식고 휘어지고 접착력 없었다. 오죽하면 판재를 난로에 올려두었다가 들러붙어 고장이 났다. 이후 열은 제한사항이 많으니 일단 목공 기법으로 홈을 내봤지만 바로 빠지직. 다시 얕게 홈을 내봤지만 톱날에 손가락이 잘릴 뻔도 하고 결과물은 한계점이 분명했다. 그렇게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여러 실험을 했지만 아직은 턱없이 모자랐다. 멘토님은 목공 기법으로 플라스틱 판재를 다루고 있으니 그 중에서 소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법과 제작의 합리성, 새로운 조형적 가능성을 기능과 함께 고민해보라 하셨다. 소재의 단점을 커버하는 여러 결구법에 대한 힌트를 주셨지만, 장인정신이 요구되는 결구법은 애써 외면했다. 그렇게 회피해서 나온 아이디어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특성을 이용하여 짜맞춤 모양의 틀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멘토님께서 그러지 말고 직접 해보라는 조언을 해 주셨고, 그에 맞는 책도 보여주셨다. 참고해서 판재 두께에 맞는 기물들을 잘 선택해보라며. 일단 제일 쉬운 결구법부터 시도해봤지만 밑그림부터 문제였다. 어정쩡하게 밑그림을 그린 후 톱질, 끌질하고 맞춰보았다. 어떤 부분은 헐렁하고 어떤 부분은 들어가지도 않고. 조급한 마음을 다잡고 차근차근 하니깐 얼추 비슷하게 나왔다. 그때가 한 부분을 맞추는데 4시간 정도 걸렸던 거 같다. 계속하다 보니 시간도 줄고 결과물도 점점 괜찮아졌다. 그러고는 다시 판재에 눈길이 갔다. 플라스틱 분쇄물들을 금형 속 어떻게 배치하고 색상을 조합하는지에 따라 흥미로운 판재들을 제작할 수 있어 많은 고민이 있다. 아직 판재에 대한 실험이 진행 중이고 하면 할수록 다양한 판재들이 나올 거 같다. 이것들이 더욱 다듬어진 기법들과 적절하게 융합이 된다면 흥미로운 사물로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혁진 LEE HYEOK JIN

사진.이혁진



서울 동대문구의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진 스툴을 입양했다. 

칼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늠름히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은, 슈퍼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을
떠올리게 했다. 그렇게 맨 오브 스툴(MAN OF STOOL)은 내게로 왔다.

공압식 사출기를 다루는 워크숍이 있던 날이었다. 사출물은 저마다 고유의 무늬를 가진다.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듯 했다. 키보드로 눈길이 닿았다. 특정 문자를 재생플라스틱 키캡(KEY CAP)으로 교체하면, 다양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디자인 워크숍이 있던 날이었다. 동료 디자이너의 판재실험 중, 패트병 뚜껑의 로고를 그대로 살린 판재가 인상적이었다. 코카콜라 판재가 만들어졌다. 재생플라스틱 키캡으로 기존의 것을 교체한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키캡이 특정 단어로 남을 것이다. 뚜껑의 로고를 살린 판재처럼, 키캡의 문자를 살린 판재 제작이 가능해 보였다.

키캡과 판재 제작작업은 모두 다른 소재와의 녹는점 차이를 이용했다. 키캡은 실리콘 몰드를 이용해 제작했는데, 실리콘과 같이 녹아 엉겨 붙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두 소재끼리 단순히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형제를 몰드에 발랐다가 이형제를 태워 먹는 일도 있었다. 특히나 키캡에 글자를 새겨 넣는 과정에서 애를 꽤나 먹었다. 키캡의 레터링을 살린 판재를 제작할 때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조금만 온도를 높이면 이름이 녹아내렸다. 사실 가장 어려웠던 건 실험용 키캡을 구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한번 제작에 실패하면 다시 키캡을 구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NAMING’ 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진행했다. 한 줄로 풀어 쓰자면, 사용하던 키보드의 키캡을 활용해 버려진 사물에 이름을 지어주는 작업이다. 사물을 향한 작명행위가 사물에 대한 유대감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에 관한 실험이다. 맨 오브 스툴도 내게로 와 꽃이 되기를 바란다.




임수현 Soohyun Lim

사진.임수현


#워크숍 첫날,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판재를 활용하고 최대한 제한

사항(시간, 예산, 재료)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보라고 하셨다. 다음 기술 워크샵에서 기기 사용 방법을 배운 후 각자 실험을 시작한다.

(단순히 끼워서 만드는 건 지양했으면… / 부재료가 있어도 되지만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함)


#기술 워크숍에서 사출기와 시트 프레스 사용 방법을 배웠다. 방법 자체는 예전에 사용했던 기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어떤 재료 실험을 할지 고민해야겠다.

(실험 예상: 금형 없이 사출기 써보기 / 분쇄물 별로 다른 점? / 판재에 난 구멍에 따로 플라스틱을 녹여서 채울 수 있을지 / 여러 장의 판재를 겹쳐서 쓸 수 있을지)


#사출기와 시트 프레스를 사용해서 여러 방법으로 궁금했던 점을 실험해보았다. 판재 무늬를 예쁘게 만드는 게 재미있었다. 결과는 흥미로웠지만 아직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재료 실험에서 느낀 점: 기본이 되는 분쇄물의 종류에 따라 판재의 상태도 달라진다. 투명도, 표면 / 한 번 식힌 판재는 변형이 쉽지 않다 / 특정 색상에서 표면에 생기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재료 실험을 통해 다양한 판재를 만들고 나니 이 판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할 순서가 됐다. 끼우는 방법을 제외하고 형태를 만들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테스트해야 한다.

(일단 판재를 꺼내자마자 접어보았는데 그냥 접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열을 가하면 조금 변형

가능했다. 좀 더 일정하고 깔끔하게 접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

(종이 가구용 두꺼운 골판지를 접는 것처럼 v커팅을 하면 판재를 얇게 만들지 않아도 접을 수 있지 않을까? 연결 부분은 어떻게 고정할지 고민해보기)





YOUTH+DESIGN WORKSHOP

2022.11.12.—2022.12.17.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26길 47, 1층 프래그


🟡 디자인 멘토

소동호 | 산림조형

«Seating Seoul» 디렉터
«2019서울디자인페스티벌» 아트디렉터

🟡 테크닉 멘토

최현택 | 노플라스틱선데이 매뉴팩처팀 리더

🟡 주관∙주최

(주)프래그 | 노플라스틱선데이

🟡 후원

서울시 청년허브

본 프로그램은 2022 서울시 청년허브 ‘미래업’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됩니다.


❊ 노플라스틱선데이의 ‘Open Recycle Factory(ORF)’는개방형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으로시민과 재활용 공정을 연결하여소규모 도심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실험하고시민의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과공정을 발굴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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